책을 읽을 때 인상 깊은 구절에는 칼라 인덱스를, 생각나는 말은 포스트 잇을 사용한다. 다 읽은 후에는 그때 그때 잡히는 느낌을 아무 종이나 집어 휘갈기고, 붙여 놓은 인덱스와 포스트 잇을 하나 하나 떼어 적어가며 정리를 하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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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도서관에 관한 글을 쓸 때였다. 도서관에 대해 하루키가 했던 이야기가 인상 깊어 적어 놓은 것은 기억이 나는데, 도저히 그 내용이 무엇인지 찾을 수 없었다.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에 나왔던 것까지는 기억하는데, 책도 적어 놓은 종이도 사라졌다. 대개 작가는 한 번 했던 말을 다른 데서 또 하고 내게 인상 깊은 말은 타인에게도 비슷한 느낌을 전하기 마련이어서 인터넷에서 여기저기 검색해 봤지만, 나오는 것은 내가 찾는 것이 아니었다.


종이에 적는 것은 감정을 기록하기에 제법 견고한 방식이어서 책을 읽은 느낌을 비교적 온전히 잡아 두긴 하지만, 오랜 시간이 흘러 다시 찾을 때 망각 혹은 분실의 위험이 상당하다는 것을 알았다. 방법을 바꾸어야 했다.





이후 한동안 책을 읽고 자판을 두드려 내용을 정리했다. 그 전에도 디지털 방식과 아날로그 방식을 병행하기는 했지만, 전적으로 워드 파일로 저장한 건 이때부터였다. 하지만 이 방법은 문제가 많았다. 포스트 잇에 대강 휘갈긴 내용, 칼라 인덱스로 붙여 놓은 내용을 따로 시간내서 정리를 해야 했는데 게으름 탓으로 밀릴 때가 많았고, 얼마 전엔 포맷할 때 엉뚱한 드라이브를 날려서 그동안 정리했던 내용의 대부분을 잃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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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하면 좋을까. 곰곰히 생각하다 만년 다이어리를 샀다. 일단 이곳에 모아 두었다가 시간 날때마다 파일로 정리하고 있다. 블로그와 클라우드에 백업도 할 생각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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