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 인간에서 비만인으로 변신한 이후, 살을 빼야겠다는 생각은 늘 하고 있었다. 청계천 산책로를 따라 조깅을 하기도 했고, 거금을 내고 PT를 끊어 헬스장을 다니기도 했다. 하지만 불규칙한 식습관, 야식, 잦은 술자리로 몸은 서서히 불어갔다. 배는 임신 29개월에 이르렀고 조금 오래 걸으면 무릎이 아팠다.

 

새벽 다섯 시, 요란한 알람소리에 간신히 일어났다. 전날 마신 술이 덜 깨어 머리가 멍했다. 좀비처럼 어기적대며 욕실에 들어서니 눈이 잔뜩 충혈된 돼지가 거울 속에서 나를 쏘아보고 있었다. ‘이렇게 살다가는 죽지.’ 여기서 그만 두어야겠다. 망설임의 시간이 길어질수록 후회는 상상하지 못할 크기로 자라 나를 잡아먹을 것이다. 그날 사직원을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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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대단한 결심이 있어 담배를 끊은 것이 아니다. 그저 습관처럼 담배를 찾는 내가 한심했고 딱히 피울 이유가 없었다. 다이어트도 대단한 각오를 하고 시작한 것이 아니다.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고향으로 내려온 후, 아침에 동네 산책을 다녔는데 생각보다 체력이 좋아졌다. 부모님과 함께하니 규칙적인 식사가 가능했고, 라면과 야식이 필요치 않았다. 식사량을 절반으로 줄였다. 90kg에 육박했던 몸무게가 조금씩 줄어들기 시작했다.

 

체중계가 70kg대로 접어들었을 , 유산소 운동을 시작했다. 유튜브 홈 트레이닝 영상을 검색해서 따라할 수 있는 운동을 골랐다.



첫번째는 스텝박스 운동. 전에 PT받을 때 효과를 본 기억이 있어 스텝박스 운동을 찾았다. 유튜브에 올라와있는 영상중 가장 괜찮은 영상인 듯싶다. 조곤조곤한 목소리를 들으며 음악에 맞추어 3 set를 하고 나면 땀이 꽤 흐른다.


이 운동을 모두 그대로 하는 것은 아니다. 통아저씨 상태를 꽤 오래 유지한터라 관절에 무리가 가는 운동은 다른 운동으로 대체해서 한다. 12박스 스케이터’의 경우 무릎과 고관절에 무리가 가서 맨손 스쿼트로 대체했다. 처음에는 버피로 대체 했었는데, 중간에 호흡이 끊어지는 감이 있어 스쿼트를 한 번 더 하기로 했다. 박스 스케이터는 몸이 조금 더 가벼워지면 도전할 생각이다.



스텝박스 운동만으로는 부족해서 뱃살 빼는 운동을 추가했다. 땅끄부부라고 꽤 유명한 운동 유튜버다. 3 set를 함께 하는데 유쾌하고 재미있다. 스텝박스 영상이 PT 선생님과 진지하게 하는 운동이라면, 이 영상은 친구와 재잘대며 재미있게 하는 운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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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단은 어머니가 관리해주셔서 딱히 내가 신경쓸 일은 없었다. 그러므로 내 체중 감량의 팔할은 어머니 덕이다. 밥은 흰쌀과 귀리, 보리쌀을 섞은 것으로 전에 먹던 양의 ⅓로 줄였고, 아침에 일어나서 풋사과 분말을 우유에 타서 한 잔 씩 마신다. 점심은 과일, 고구마를 먹다가 참마차 한 잔으로 대체, 지난주부터는 먹지 않고 있다. 저녁은 최대한 이른 시각에 아침과 동일하게 먹는다.

 

군것질은 애초에 좋아하지 않았기에 큰 문제는 없었다. 다만, 문제는 명절에 빚은 만두인데…… 만두라면 환장을 하는지라 눈에 띄면 입에 넣곤 했다.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운동 시간을 앞당기고 매일 아침 체중을 쟀다. 운동 전 어느 정도 속이 비어 있어야 편하기 때문에 저녁을 먹고서는 만두에 손을 댈 수 없었고, 매일 아침 체중을 재서 기록을 했기 때문에 전날 식사와 체중의 상관관계가 눈에 띄어 기껏 운동한 효과를 도로아미타불로 만드는 부질없는 짓을 차마 할 수 없었다.


커피는 하루에 두 잔. 아침엔 카페인 충전을 위해, 저녁엔 운동 효과를 최대한 보기 위해 마신다.

보조제로 L-카르니틴을 운동 한 시간 전, 한 알 먹는다. 원래 땀이 많은 편이라 드라마틱한 효과는 없었다. 다이어트 정체기가 그다지 길지 않았고 감량이 꾸준히 이루어지는 것으로 만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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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몸무게는 71kg. 60kg대에 접어들면 근력 운동을 병행할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