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얼굴이 한 폭 낯선 풍경화로 보이기

시작한 이후, 나는 主語를 잃고 헤매이는

가지 잘린 늙은 나무가 되었다.

 

가끔씩 숨이 턱턱 막히는 어둠에 체해

반토막 영혼을 뒤틀어 눈을 뜨면

잔인하게 죽어간 붉은 세월이 곱게 접혀 있는

단단한 몸통위에,

사람아, 사람아 단풍든다.

아아, 노랗게 단풍든다.

 

- 기형도, '病', 「기형도 전집」, 문지, 1999, p.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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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 포진을 앓았다. 아직 미약한 통증이 남아있지만, 며칠 전에 비하면 다 나은 셈이다. 일요일 오전, 양치하다 물끄러미 거울 안의 나를 들여다봤다. 낯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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