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 테가 부러졌습니다. 다리가 휜 듯해서 바로 잡으려는데 렌즈 부분의 테가 툭 하고 부러지네요. 다이소에서 본드를 사서 붙여보았지만 임시 방편입니다. 안경을 닦을 때 다시 부러집니다. 하나 새로 맞춰야겠습니다.
그동안 줄곧 이용하던 안경점은 여름휴가로 잠시 문을 닫았습니다. ‘어디가 좋을까?’ 몇 년 전 동네에 큰 프랜차이즈 안경점이 생겼습니다.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니 평도 괜찮고 해서 오후쯤 들렀습니다.
직원은 사근사근 했고 친절했습니다만, 검사를 대강대강 합니다. 나름 눈의 상태를 설명 한다고는 하는데, 인터넷 블로그에 있는 정보를 그대로 읊는 듯 뻔한 내용의 반복입니다. ‘신입인가? 그래도 뭐가 이리 부실해?’ 조금 불안하긴 했습니다만 사람의 눈과 관련된 일인데, 엉터리가 시력을 측정하고 안경을 맞추겠나 하는 생각에 믿고 기다렸습니다.
근시 도수는 건드리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기존 안경을 맞출 때 도수를 내려서 썼고 큰 불편함이 없었습니다. 눈도 편안했고요. 그러니 어제까지 썼던 안경과의 차이라면 안경테와 렌즈 크기 뿐일 겁니다.
안경이 나왔습니다.
음? 근데 뭔가 이상합니다. 위화감이 듭니다. 마치 렌즈 하나가 빠진 안경을 쓰는 느낌입니다.
“뿔 테를 쓰시다가 코 받침이 있는 안경을 쓰면 눈과 안경과의 거리감 때문에 이상하게 느끼실 수 있거든요? 써보시다 불편하면 언제든지 오세요.”
‘그런가?’
저녁 약속이 있어 친구를 만나러 가는데, 내내 불편하더군요. 친구를 만나고서는 안경을 아예 벗어 가방에 넣었습니다.
“야! 군대도 아니고 무슨 안경에 눈을 맞추냐! 그러다 눈 나빠져. 얼른 가서 다시 해 달라고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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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오후, 다시 안경점을 찾았습니다.
사람들이 꽤 많습니다. 제 안경을 맞춘 안경사는 보이지 않습니다.
“뿔 테와 일반 테의 차이라고 해도 어지럽고 머리 아프고 하지는 안잖아요.”
연배가 있어 보이는 안경사가 고개를 갸웃 거립니다.
“고객님. 안경을 자도수와 동일하게 맞춰 드렸다고 나오거든요.”
“그래요? 그럼 다시 한 번 확인해 주시겠어요?”
예전 안경을 들고 가 한참을 검사하던 안경사가 난감한 표정으로 다가왔습니다.
“난시 축 방향이 잘못되었네요.”
“기존 안경과 다르다는 말이죠?”
“네. 렌즈 다시 해 드릴게요.”
월요일.
이 안경도 이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