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내려와 좋은 점은 어머니가 해 주신 밥을 먹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가끔 비가 내릴 땐, 부치기*도 먹을 수 있습니다.





저녁을 먹으면 산책을 합니다.

계절은 봄을 지나 여름으로 접어들고, 여기는 이제 모내기를 시작했습니다.





어느 저녁은 햇살이 너무 고운데, 그럴 땐 천천히 걸어야 합니다.

자칫하면 햇살이 수놓은 아련한 향연을 놓칠 수 있습니다.





지금은 수량이 꽤 줄었습니다만, 이래 봬도 지방 2급 하천입니다. 이 길을 따라 걷다 보면 가끔은 산자락을 따라 내려온 고라니가 제 발걸음에 놀라 펄떡이며 달아나고, 수풀에 쉬던 꿩이 후드득 개천을 건너 날아갑니다.

 

세상은 바삐 돌아간다고 오늘도 새로운 소식이 들어왔다고 TV 속 아나운서가 연일 떠들어도 여긴 여기의 흐름대로 시간이 흐릅니다. 천천하지만 느리지는 않습니다.




* 부치기 : 부침개를 이르는 충청도 사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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