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마를 했다. 옆 머리가 쭉쭉 뻗고 붕붕 뜨는 직모여서 이발을 하고 3주 정도 지나면 밤송이처럼 변한다. 3~4주에 한 번씩 이발하며 짧게 다듬는데, 몇 년 전부터 너무 애들 같다고 파마를 하고 길러보라는 어머니의 권유가 있었다.

 

파마하는 사람을 구경만 하다, 직접 경험해보니 낯설고 느낌이 이상했다. 누군가가 머리카락을 잡아당기는 것만 같다. 머리에 롯드가 하나씩 말릴 때마다 모습이 점점 우스꽝스럽게 변해서 피식피식 웃었다.

 

왜요? 이상해요?”

점점 못생겨지는 거 같아요.”

 

비닐 캡을 뒤집어쓰고 열기구가 설치된 의자에 앉았다.

머리가 점점 뜨거워졌다. 장대비를 맞은 듯 땀이 주룩주룩 흘렀다. “너무 뜨거운데요.” 하니, “처음이라 그래요. 곧 괜찮아져요.” 원장님의 쿨한 대답이 돌아왔다. 괜찮아지기는 무슨…, 두피가 타는 것 같고만. 이야기하고 열기구에서 내려왔다. 시간이 조금 더 걸리더라도 화상을 입는 것보다야 낫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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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롭고 평화로운 주말 저녁, 그늘로 부는 바람이 시원했다.

요즘 커피의 세계에 심취한 마이크가 기가 막힌 원두를 구했다고 친구들을 집으로 초대했다.

 

아파트 상가에서 아이스크림을 사서 집으로 들어섰을 때는 약속 시각 10분 전이었다. 분명 커피를 마신다고 들었는데, 공간을 가득 채운 왁자지껄한 소음에서 알코올 냄새가 났다.

 

커피 먹재매!”

“우린 벌써 먹었지! 네가 너무 늦……, ! 너 머리가 왜 그래!”

 

마이크의 비명에 소음이 뚝! 끊겼다.

 

으하하하! 찬샘아! 너 머리가 그게 뭐냐!”

! 왜 마이콜이 되어 버렸어?!”

뽀글이가 되어 부렀네. 찬샘이가 뽀글이가 되어 부렀어.”

 

방언 터지듯 나를 향해 중구난방 떠드는 소리에 머리가 울렸다.

 

그렇게 이상해?”

 

사진 찍어서 어머니와 동생에게 보냈을 땐, 괜찮게 나왔다고 이쁘다고 그랬는데…….

 

예전이 녹두거리 옥탑에 기거하는 늙은 고시생이었다면, 지금은 그냥 고시원 총무 같아.”

…, 맞춤법 틀리면 빨간 펜 들고 지적질하는 국어 선생 같았는데, 지금은 늦둥이 딸래미 졸업식장 가는 아부지여.”

노래 신청합니다! 제목은 라면과 구공탄!”

 

망했나?

호박에 나름 줄을 그어봤지만, 수박까지의 길은 멀고 험한 듯싶다. 그냥 생긴대로 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