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드(bid)라는 친구가 있다. 학창 시절 만난 수많은 괴짜 중의 하나다. 녀석은 어떤 결정을 하거나 판단을 내릴 때, ‘어느 것이 금전적 가치가 큰가.’를 척도로 삼는다. 심지어 사람도 그런 식으로 평가해서 언젠가는 과 MT를 갔다가 선배들과 크게 다툴 뻔했다.

 

사지 멀쩡하고 눈, , 입 모두 정상이면 일단 5만 원의 가치를 매긴다. 당시 건설 현장의 잡부 일당이 5만 원이어서 평가액의 시발을 그렇게 잡았다고 했다. 나는 70만 원이었고, 마이크는 75만 원, 김 여사는 무려 90만 원을 매겼다. 우리는 그 시답지 않은 소리를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렸지만, 그의 과 선배들은 그렇지 않았다.

 

선배는 10만 원. 저기 00이 보다 두 배는 높네요.”, “선배는 30만 원짜리 어음인데 부도날 확률이 높죠.”, “선배는 500원이에요. 딱 또또복권.”

 

혀가 잔뜩 꼬여 당신의 가치운운하며 횡설수설 독설을 내뿜는 그에게 선배들이 눈에 쌍심지를 켜고 달려들었다.

 

다시 한번 말해봐.”

, 그니까…….”

 

멱살을 잡힌 와중에도 천연덕스럽게 같은 말을 반복했다. 선배의 숨소리가 거칠어지고 손이 점점 올라갔다.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들어 맞을 뻔한 녀석을 겨우 구해냈다. 하지만 이후에도 그의 행태는 여전했고 그렇게 과에서 아웃사이더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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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드 2세가 태어났다. 결혼한 지 7년 만의 경사다. 아이를 갖기 위한 그들 부부의 부단한 노력을 알기에, 우리는 축하를 아끼지 않았다. 그는 답지 않게 수줍은 미소를 만면에 머금고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아이 이름을 뭐로 지을지 고민이야.”

 

친구의 기쁨에 동참하기 위해, 우리는 적극적으로 이름을 쏟아냈다.

 

이사. 이사 어때? 이이사. 둘째는 이삼육, 셋째는 이사팔. 뭔가 강렬한 인상을 주지 않겠어?”

그것보다는 백원이 낫지. 쟤 요즘도 사람 두고 값어치 매기잖아. 둘째는 천원, 셋째는 만원. 어때? 딱 지 아빠랑 어울리는 작명이지?”

어도로 하자. 이어도! 소설도 있잖아.”

나는 사람! 이 사람~ 나만 볼 수 있어요~”

그건 그 사람이지!”

 

중구난방으로 아이디어가 쏟아졌다. 비드가 감탄을 토해냈다.

 

, 이놈의 자식들아! 애 이름이 장난이냐? 뭔 이름이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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