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왜 그렇게 목소리에 힘이 없어?”

아녀. 내가 왜~?”

왜긴 뭐가 왜여. 다 죽어 가잖어요.”

아녀. 누워 있어서 그려.”

누워 있어요?”

그려. 불러 주는 사람도 없고, 가고 싶은데도 없고 그렇다. 너는 어떠냐?”

나도 그렇지요, . 불러주는 사람도 없고, 가고 싶은데도 없어요.”

푸하하하! 그럼 우리 볼까?”

그럴까요?”

 

갑작스러운 약속이었다. 빨래를 대강 개켜놓고 집을 나섰다. 해가 서쪽으로 많이 기울어져 있었다. 일요일 오후의 지하철 2호선, 나는 운 좋게도 빈자리에 앉을 수 있었고, 읽다 말았던 하루키의 『1Q84』의 나머지를 가는 동안 읽었다. 신림역에 먼저 도착했다. 선배는 시간이 조금 걸린다고 한다. 지하철 출입구에서 찬바람이 쉼 없이 불어왔다.

 

 

--- ** --- ** ---

 

 

뭐 먹을래? 조개구이 먹을래?”

좋지요.”

 

멀리 골목 한쪽 어름에 해물탕집이 보였다.

 

해물탕 먹을래?”

저야, 회 말고는 다 괜찮은데요. 일단 주류(酒類) 먼저 정하는 게 좋을 것 같은데요.”

, . 술은 무조건 쏘주지!”

그럼 아무래도 국물 있는 게 낫지 않겠어요?”

그래? 그게 날까?”

 

걷다 보니 제법 큰 포장마차가 보였다. 조개구이집이다.

 

, 내가 오다가 너랑 여기 갈까 하고 봐뒀었거든. 어때 보이냐?”

조개구이도 괜찮지요. 형은 어때요?”

난 다 괜찮어.”

근데 좀 추워 보이는데요. 난로도 없고. 덜덜 떨며 술 먹긴 좀 그렇잖아요.”

그지?”

 

하여, 우리는 걸음을 돌려 해물탕을 먹으러 갔다.

해물탕집에 들어서자 선배는 크게 외쳤다.

 

여기 해물탕 대짜하고요, 소주 한 병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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